E- Civil Affairs
할머니의 손을 잡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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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한 켠 어두운 복도를 따라가 문을 두드리면 나이보다 고우신 할머니가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사람에 방문에 크게 기뻐하며 소녀처럼 박수를 치시는 할머니는 90세가 넘으셨습니다. 고단한 세월의 흔적이 남은 손은 이제 뼈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이의 방문에 반가워하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으시던 할머니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시기 시작합니다. 이북에 계시다가 6.25때쯤 남한에 와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이, 먹고 살기 위해 독학으로 옷을 공부하셨다고 합니다. 옷을 만들며 일을 하지 않는 남편에 아이들 4명을 부양하면서 살았다는 할머니는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자라준 자녀들이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하곤 하십니다. 노령연금으로만 생활하는 할머니는 매달 나오는 월세 30만원이 큰 걱정입니다. 막내 딸이 도와주고 있다고는 하나 자주 체납되어 집주인에게 한소리 듣곤 합니다. 할머니 나이 90, 자녀들도 노인이 되어가고 있는 나이에 할머니를 돕는 다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입니다. 큰 아들은 소득은 있으나, 같이 살고 있는 부인 가족들의 가정형편이 많이 기울어 그분들을 부양하느라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합니다. 곧 있으면 그 일도 나이가 많아 못 하게 되는 상황으로 이만저만 걱정이 많다고 합니다. 할머니를 가장 잘 챙겨주는 막내딸의 경우 결핵성 뇌수막염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완치가 되지 않아 몸이 힘들면 종종 재발하고 있는 상황으로 최근 재발하여, 자주 찾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가 거의 없는 할머니는 식사도 죽으로만 하십니다. 이를 치료받고 싶어도 심장 협십증 때문에 하지 못하고, 위궤양으로 항상 속이 쓰립니다. 의사가 한쪽 눈을 파버리라고 했을 정도로 눈이 망가진 상황으로 진물이 나고 눈물이 계속 나도 병원에 함께 가줄 이도 병원비도 없는 상황입니다. 간간히 들어오는 후원물품으로 식사를 해결하시고 생활을 겨우 겨우 유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지역사회 여러분의 따스한 온기로 관심이 필요합니다. |